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최보희(58) 원장은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중앙로에 있는 ‘다산하나한방병원’의 원장이다. 한의사로 30여 년간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며 만성 난치성 질환, 특히 척추를 비롯한 퇴행성 질환 치료에 깊은 연구와 경험을 쌓아왔다. 이름만 들으면 여성으로 오해하는데, 그는 남성이다. 환자들은 처음에는 의외였지만 곧 그의 따뜻한 미소와 차분한 말투에 몸과 마음을 맡긴다. 의술과 인술로 환자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K-메디컬의 미래를 열어가는 최보희 원장을 다산하나한방병원에서 만났다.
최 원장은 스스로 화려하게 포장하지 않는다. 그저 내 환자를 내 가족처럼 대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그의 진료는 의술만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인술에서 출발한다. 최 원장의 인술은 인터뷰 내내 묻어났다.
그는 언제나 내 아버지, 내 어머니,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며 환자를 대한다. 환자가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치료를 마치고 돌아갈 때까지, 한순간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를 가장 많이 찾는 이들은 퇴행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퇴행성 질환 이야기로 시작했다.
약침과 장침 — 30년 집념의 결실
온열치료로 디스크‧신부전증 치료
퇴행성 질환은 단순한 통증으로 끝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고, 힘줄은 제 기능을 잃어버린다. 반복되는 염증은 척추의 구조까지 무너뜨린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악화와 호전을 오가며 지긋지긋한 만성 통증에 시달린다.
최 원장이 이러한 질환에 평생을 걸게 된 것은 1990년대 중반이었다. 그는 기존 치료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고질적 척추질환이 너무 많다고 느꼈고, 그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약침이다.
약침은 한약재를 증류하거나 추출한 약액을 정제해 경혈이나 환부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침의 자극과 약물의 약효를 동시에 활용하는 치료법으로 비교적 적은 양으로도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는 지난 30여 년 동안 수많은 환자를 치료하며 약침의 효과를 입증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환부에 직접 약물이 작용하기 때문에 빠른 회복이 가능하고, 집중적인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몇 달 된 허리 통증에서부터 수십 년간 고통받은 환자들까지 약침 치료로 크게 호전됐습니다. 다시 허리를 펴고 걷게 된 환자들이 ‘새 삶을 얻었다’라고 말할 때마다 저 또한 큰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그는 약침과 장침을 함께 사용하는 복합치료에 주력한다. 장침은 척추 깊숙한 지지조직까지 도달해 뿌리 깊은 만성 염증을 제거하고, 약침은 면역 반응을 유도해 조직을 회복시킨다.
“두 치료법이 어우러지면 척추의 구조적 문제와 퇴행성 변화를 동시에 다룰 수 있습니다. 고질병을 끊어내는 길은 이 복합치료에 있습니다.”
다산하나한방병원에서는 약침과 장침 외에도 고주파·극초단파를 활용한 특수온열요법을 운영한다. 고주파는 깊은 조직까지 열을 전달해 혈류를 개선하고, 극초단파는 세포 수준의 대사를 촉진해 면역력을 높인다. 최 원장은 혈액순환과 면역 활성화를 동시에 유도해 치료 속도를 빠르게 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허리 디스크 치료 성과도 눈에 띈다. 지금은 디스크 치료법이 상당히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고 자신한다. 처음엔 두려움이 크던 디스크 환자들은 최 원장의 치료로 통증이 줄고 다시 움직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한다.
최근에는 만성 신부전증 환자 치료에도 도전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난치병으로 꼽히는 만성 신부전증에 한의학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연구는 특별하다.
“사구체여과율 30 정도의 3기 환자는 치료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머지않아 4기 환자까지도 치료하는 방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생활습관과 맞춤형 디톡스
한의학은 임상경험의 ‘보물창고’
그는 질환의 근본 원인을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찾는다. 독소와 염증은 우리 몸을 병들게 한다. 비만, 당뇨, 고지혈증 같은 대사질환은 물론 피부질환과 난치병까지 이어지기 십상이다. 그는 결국 우리가 먹는 음식이 병을 만들기도 하고, 병을 고치기도 한다고 말한다.
다산하나한방병원에서는 디톡스도 환자의 체질과 생활습관을 분석해 맞춤형으로 처방한다. 몸을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면 신진대사가 정상화되고 면역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병을 스스로 이겨낼 힘을 키우는 처방이다. 실제로 난임과 반복 유산을 겪던 여성들이 치료 후 건강한 출산에 성공한 사례가 많다. 그는 이런 설명을 덧붙였다.
“임신은 단순히 수정의 문제가 아니라 착상 단계가 중요합니다. 몸의 균형을 잡아주면 놀라운 결과가 찾아옵니다.”
최 원장은 한의학의 미래를 낙관한다. 한의학은 수천 년 동안 이어진 임상 경험의 보물창고라고 말한다. 충분한 연구 지원과 한·양방 협력 모델이 정착된다면, 특정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 탄생할 것이라 자신한다. 그는 이미 한방 화장품이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사례를 들었다.
“설화수 같은 브랜드가 유럽과 미국에서 인정받았듯, 한의학도 의료·바이오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습니다. K-메디컬의 중요한 축이 될 것입니다.”
동생의 기적, 그리고 의사의 길
다산에서 이어가는 K-메디컬의 꿈
그가 한의사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 가족에게 닥친 불행이었다. 친동생이 악성 콩팥 질환으로 죽음 직전에 놓였을 때, 현대의학은 방법이 없다고 했다. 소변이 나오지 않아 하루하루가 절망이었다. 하루에 소주잔 한 잔도 채 되지 않는 양이었고, 그것조차 피고름 같은 상태였다.
그런 동생에게 한의학이 기적을 선물했다. 당시 동생을 치료한 한의사는 훗날 그의 스승이 되었고, 지금도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 남아 있다. 한의학으로 그 스승이 동생을 살렸고, 그 제자가 환자를 살리며 ‘생명의학’은 이어지고 있다.
“한약이 동생을 살렸습니다. 급성 신부전이 회복되면서 동생은 다시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그 충격과 감사가 제 인생의 길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그는 환자를 대할 때마다 늘 그때의 일을 떠 올린다. 환자가 건강을 회복해 웃음을 되찾는 게 가장 큰 보람이다. 그의 부인 또한 한의사로 함께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환자들 사이에서 다산하나한방병원은 따뜻하고 친절하다는 평판이 자자하다. 그의 환자인 강수억(87) 씨는 이렇게 전했다.
“혈뇨 때문에 대학병원에서 한 달 치료를 받았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두 달 치료를 받은 뒤 증상이 크게 좋아졌습니다. 최 원장은 실력뿐 아니라 환자를 대하는 태도도 훌륭합니다. 병원은 최신 장비까지 갖추고 있어 더 믿음이 갑니다.”
다산하나한방병원은 남양주시 다산역 인근 신해센트럴타워빌딩에 있다. 지하철 8호선 다산역 6번 출구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최신 장비와 쾌적한 시설을 갖춘 병원은 지역 주민들에게 든든한 의지처가 되고 있다.
병원이 구비한 첨단 의료장비는 다양하다. 광양자 치료기를 비롯해 엑스레이(X-RAY), 체외충격파(ESWT), 고주파치료기, 체열진단기(DITI), 산소챔버, ICT, 체성분분석기, 퀀텀룸, 도수 및 운동치료실 등 최신 기기와 설비를 고루 갖추고 있다. 최 원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이렇게 다짐했다.
“앞으로 더 많은 난치병 환자가 새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연구와 진료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한의학이 세계 속에서 당당히 빛날 수 있도록,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보태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