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양싸부’라는 이름으로 골프계에서 독보적 입지를 쌓아온 양찬국 레슨 마스터. 그가 ‘K-파크골프 칼리지’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전국 17개 시도에 프라이빗 민간 파크골프장을 설립하고, 교육·문화·건강을 결합한 새로운 파크골프 플랫폼을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기존의 파크골프장이 시설 노후화, 안전 미비, 단조로운 운영에 머물러 있는 현실에서 그는 ‘고급화된 콘텐츠’와 ‘운영 표준화’를 통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장마 끝자락에서 양 프로에게 ‘K-파크골프 칼리지’의 비전을 들었다.
양찬국 프로를 정의하는 말은 양싸부 외에도 넘쳐난다. JTBC 골프 프로그램이나 관련 기사에서는 ‘인생을 골프와 맞바꾼 남자’로 소개된다. 골프 때문에 철이 덜 든, 아니 들 수 없는 남자라는 표현도 나온다. 그가 나온 최근 유튜브 레슨 영상에 가장 많이 쓰이는 해시태그는 #골프오빠다. 골퍼들의 싸부, 노장불패도 그의 빼놓을 수 없는 수식어다.
“스물다섯에 골프에 입문해, 1980년 미국으로 무작정 떠났습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이스트베이캠퍼스에서 연마했고, USGTF 마스터 프로, KPGA 챔피언스 투어 티칭프로 자격증도 땄죠. 정말 골프에 미쳐 온몸을 불살라가며 미친 듯이 공부했죠. 돌이켜보면 그 시절이 제 인생의 가장 뜨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는 이후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 감독, 스카이72 헤드프로, 방송 해설, 협회 회장 등을 맡아 ‘골프계의 철인’으로 불리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의 경력은 골프의 모든 부문을 아우른다. 국제 메이저 대회 해설, 골프 이론 심화 카운슬링, 노장불패 레슨으로 정평이 났다. 그런 양싸부가 왜 파크골프로 눈을 돌리게 됐을까?
“코로나 이후 지역사회와 건강, 세대 간 교류의 니즈를 보았습니다. 일반 골프장은 여전히 부담이 크고 문턱이 높죠. 파크골프는 공용 공간에서 부담 없이 골프의 재미와 운동, 소통을 제공할 수 있어요.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직접 라운드를 해보니 이건 ‘작은 골프’가 아니라, 전혀 다른 ‘위대한 운동’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K-파크골프 칼리지의 비전과 방향
“전국 17개 시도에 캠퍼스를 짓는다”
K-파크골프 칼리지는 단순한 골프장 사업이 아니다. 그는 ‘칼리지(College)’와 ‘캠퍼스(Campus)’라는 교육·커뮤니티 개념을 도입해 전국망 플랫폼을 구상했다. 지역별 캠퍼스를 설립하고, 이를 연계하는 레시프로컬 시스템(Reciprocal System)을 적용해 하나의 멤버십으로 전국 모든 캠퍼스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체계를 만든다. 전국 17개 도시마다 캠퍼스를 짓는 사업이다.
운영방식도 세심하게 설계됐다. 예컨대 18홀 코스를 두 개로 구성한 36홀 탄력 코스, 티오프 간격을 10분으로 설정하고, 순환조합 방식으로 코스를 설계해 지루함 없는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 운영 콘텐츠 역시 차별화된다. 사계절 건강 음료가 제공되는 그늘집, 전문 레슨 공간, 위생 강화 샤워·온탕·락커, 카페테리아와 라운지 등 휴게공간과 클럽하우스 내 교육 프로그램 공간 등을 마련한다.
“K-파크골프 칼리지 회원이 되면 전국 17개 지점에서 전용 구장 혜택을 누릴 수 있어요. 물리적으로는 지역 기반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하나의 거대한 파크골프 네트워크입니다. 시설 측면에서는 최고급, 최상위, 최첨단, 최편의, 최재미의 다섯 가지 기준을 적용합니다. 골프장 설계 디자인 전문가와 함께 사용자 동선까지 세밀하게 설계 중입니다. 기대 이상의 결과를 자신합니다.”
세대가 나누는 삶의 철학이자 문화다운
자격증‧용구인증‧교육 시스템 표준 제시
양찬국 프로는 파크골프를 삶의 철학이자 문화라고 강조한다. 우리 세대가 함께 나누는 삶의 방식으로 경쟁이 아니라 배려, 기록이 아니라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존의 파크골프장은 단조로운 코스 설계, 안전시설 미흡, 저수익 구조 등 개선할 지점이 많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K-파크골프 칼리지는 단순 운동시설이 아닌, 교육과 커뮤니티가 어우러진 복합 공간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골프 룰 해설서 발간, 매너와 에티켓 교육, 안전 가이드라인 등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고 운영 매뉴얼도 표준화할 예정이다.
“파크골프는 시니어에게 재미있고 부담 없는 운동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일본의 모델을 따르기보다는 우리 실정에 맞는 규칙과 구조를 정립할 시점입니다. 일본이 파크골프 종주국이란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고, 서양에서 시작된 골프를 동양에서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우리가 K-파크골프라는 표준을 만들어 세계에 되돌려주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파크골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제도적 기반이나 규칙 운영에서 통일성과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양 프로는 K-파크골프 칼리지를 통해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자격증 제도는 획일적인 시험 방식보다는 현장 중심의 인증교육 체계로 대체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골프재단과의 협력도 추진 중이다.
파크골프 용구와 시설물의 공인제도에 대해서는 보다 열린 방향을 지향한다. 공인 기준을 간소화하거나 폐지함으로써 제조와 유통을 활성화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선택권과 시장의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는 파크골프의 표준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코스 설계, 규칙, 매너, 안전 등 모든 측면에서 시니어 친화적인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시니어들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도덕 교육에 앞장서고, 사회적 공헌에도 힘쓰겠습니다. 전국 군부대 체력단련장에도 파크골프장을 유도해 제복을 입었던 분들이 은퇴 후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환경도 마련할 겁니다.”
시니어 중심의 코스 철학과 경쟁 거부 선언
K-파크골프 칼리지는 세대 아우르는 플랫폼
그는 파크골프를 ‘재미와 동행의 스포츠’로 정의한다. 재미와 동행을 위해 나이대별로 편성하고자 한다. 젊은 시절 골프를 즐겼거나, 이제 막 입문하는 시니어들이 또래끼리 편하게 즐기자는 거다. 경쟁보다는 교류, 기록보다는 안전, 승부보다는 배려가 우선하는 파크골프다.
양찬국 프로가 닻을 올린 K-파크골프 칼리지의 출범에는 내로라하는 발기인들이 속속 참여하고 있다. 초심을 지키고 있는 파크골프계 주요 인사들도 있고, 프로 골프에서 일가를 이룬 유명인들도 양 프로와 뜻을 함께하고 있다.
“이제는 젊은 세대뿐 아니라 노년층, 여성, 가족 단위 등 모든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파크골프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고가의 상금을 내건 프로 파크골프와 일반 동호인의 파크골프는 달라야 합니다. 고령자가 점수, 승부에 과욕을 부리면 몸을 망치기 십상입니다. 재미나고 즐겁고 안전한 동행이 최고입니다. 그것이 K-파크골프 칼리지가 지향하는 가치입니다.”
골프계의 철인, 골프오빠, 골퍼들의 싸부가 또 하나의 노장불패 여정에 나섰다. 새로운 세대·문화·건강을 연결하는 양싸부의 비전이, K-파크골프 칼리지가 어떻게 꽃피울지에 50만 동호인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