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석 한의학 칼럼] 뼈를 건드리면 더 아프지 않을까?

  • 등록 2025.07.07 11: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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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임상 결과가 아무리 좋다 한들 일부에게 치명적 부작용 등 위험 가능성이 있다면 그 약이나 치료법은 사용해선 안 된다. 우리 조상들 또한 훌륭한 민간요법이라도 독이 될 수 있다면 쓰지 않았다.

 

뼈를 건드렸다가 더 잘못되는 거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환자들이 있다. 골타요법은 뼈를 무조건 때리는 치료법이 아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펴듯 뼈라는 것도 이동할 공간을 확보한 뒤에 이동시킨다. 세상 모든 것이 그러하듯 치료에는 순서가 있고 단계가 있다.

 

골타요법으로 큰 효과를 본 환자 중에 중국에서 큰 사업을 하는 A씨가 있다. A씨는 등이 꽤 많이 굽어 있었다. 한눈에 봐도 거동이 불편할 듯했다. 등이 굽은 것은 심각한 질환이다. 흉부의 공간이 좁아지면서 그 안에 있는 심장과 폐가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피와 공기가 몸 안을 잘 돌지 못한다. 등이 펴져야 심장과 폐가 편히 운동할 터인데 그게 되지 않는 것이다.

 

A씨는 오랜 시간 좋다는 치료는 다 받고 좋은 약도 구해 먹었다. 정기적으로 마사지도 받았다. 받을 때는 시원했지만 당연히 등이 펴지는 효과는 없었다. 그러다가 골타요법에 대해 듣고서 나를 찾아왔다. 워낙 바쁜 사람이라 한국에 잠시 들른 김에 골타요법을 경험하고 돌아갔는데 몸의 변화를 제대로 느꼈던가 보다. 얼마 후, A씨는 다시 우리 한의원을 찾았다. 처음에는 업무차 한국에 오는 김에 들렀지만, 나중에는 골타치료를 받기 위해 일부러 비행기를 탈 정도였다.

 

언제인가 겨우 짬을 내 오랜만에 한국에 방문한 A씨가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중국에 있는 동안 몸이 찌뿌둥해서 골타치료를 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고 한다. 고민 끝에 그분은 자신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골타요법용 망치와 비슷해 보이는 고무망치를 들고 단골 마사지숍을 찾아갔다. “이 망치로 내 등뼈 몇 군데를 좀 두드려주면 안 되겠느냐”라는 부탁에 마사지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당신 미친 거 아닙니까?”라고 하더란다. 갑자기 망치를 들고 와서 때려달라 하니 그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결국 단골집에서 쫓겨났다는 A씨는 오랜만에 골타치료를 받고는 살 것 같다고 했다.

 

치료가 모두 끝난 뒤 그분의 등은 원래의 모양대로 돌아갔다. 흉부가 넓어지고 심장과 폐의 기능이 좋아지면서 이전에 느꼈던 몸 구석구석의 통증과 만성피로 또한 사라졌다. A는 “치료를 받을 때는 아픈데 받고 나면 시원해요. 등도 등이지만 몸 전체가 달라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라고 말했다.

 

A씨와 같은 환자를 볼 때마다 치료에 있어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골타요법을 결정하고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걱정과 의심을 놓지 않는 환자들은 똑같은 치료를 해도 효과가 덜하다. 참 신기한 일이다. 뼈를 때리면 아프거나 위험할 거고 생각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부정심리는 치료 효과를 반감시킨다.

 

그래서 나는 골타요법을 강의할 때마다 “뇌가 움직여야 뼈가 움직인다”고 이야기한다. 뼈는 물리적인 힘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몸은 뇌가 명령을 내려야 움직이지 않는가. 골타요법을 받을 때 뇌가 ‘좋은 운동을 하고 있구나’ 하면서 뼈가 움직이도록 명령을 해주어야 비로소 뼈가 움직인다는 게 내 생각이다.

 

골타요법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환자들에게 이 치료가 어떤 원리이며 얼마나 효과적인지 설명하는 일도 무척 중요하다. 잘 치료하려면 환자의 뇌부터 움직여야 한다.

 

 

유홍석

경희대학교 한의대학, 동대학원 졸

본케어한의원 원장

구조의학연구회 회장

‘기적의 골타 요법’ 저서 출간

‘나는 몸신이다’, ‘엄지의 제왕’, ‘살림 9단 만물상’ 등 TV 방송 출연

기자 golf00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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